응답하라 1999

센스트리 2014. 6. 24. 16:56

1999년 12월 31일 23시 59분

컴퓨터의 시계가 2000년으로 넘어가기 1초 전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가정해 보자.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0과 1은 메모리 공간에 따라서 제약을 받는다.

가령, 날짜를 표시하기 위하여 yy-mm-dd 라는 자릿수를 사용하는 컴퓨터는

1999년을 99년으로 2000년이 되면 00년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누구도 어떤 동작을 할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였다.

즉, 00년을 2000년으로 인식할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없었다.


모든 자릿수도 데이터를 표현할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

IP(Internet Protocol) 주소체계가 처음 나왔을 때 2의 32승 약 4억개의 장치에

IP주소를 할당할 수 있도록 설계 되었다.


이미 IP주소는 2000년 중반 포화상태가 되면서

새로운 주소체계인 IPv6를 만들었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미래는 미래가 아니다.

IT 시대에도 아날로그에 대처하는 나름대로의 방식을 누구나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장마철에 접어들어 빗물이 새는 지붕을 고친다.

화장실 조명이 깜박거리는건 전구 수명이 다 되어 간다는 의미다.

장마철에는 항상 가방에 우산을 넣고 다닌다.

태풍이  올라온다는 뉴스를 보고, 아파트 창문에 물에 물을 뭍히고 신문지를 넓게 바른다.

이렇게,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요즘 절실히 요구된다.


당장 필요한 일이 아니면 다음으로 미루고

중요도가 낮은 일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린다.


서둘러 날을 새가며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수정하고 시계가 바뀌기를 기다린다. 왜 머리 좋은 인류가 이런 함정에 빠진 것일까? 영원히 21세기는 오지 않는다고 생각했을까? 그건 아니다. 지난 1천년 동안 각인된 습관 때문이다. 새해가 바뀐지 벌써 1달이 지났지만 날짜를 적을 때 '2013년'으로 적는다. 과거의 습관이 아직 남아 있어서다.



Posted by 일송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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